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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치명적 동반자, 미생물, 병원균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도로시 크로퍼드 저자(글) · 강병철 번역, 김영사 · 2021년 06월 07일2023-09-07 20:37
작성자 Level 8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 병원균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도로시 크로퍼드 저자(글) · 강병철 번역, 김영사 · 2021년 06월 07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597920


“역사는 우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볼 것이다.

우리의 치명적 동반자들은 언제나 우리를 그렇게 보아왔다.”


첨단 의학과 생물학을 씨실 삼아

역사와 문화인류학적 보고를 날실 삼아 엮어낸

미생물과 인류의 빅 히스토리!

〈옥스퍼드 랜드마크 사이언스〉 시리즈 NEW UPDATED 에디션. 바이러스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의학미생물학과 명예교수 도로시 크로퍼드의 역작.

인류의 역사는 미생물의 진화와 함께해왔다. 변화하는 인류의 문화는 그 자체로 미생물의 진화 과정에 영향을 끼쳤고, 미생물은 수많은 질병과 감염병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좌지우지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치명적 동반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도로시 크로퍼드는 미생물과 인류가 만들어온 역사를 미생물학자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미생물의 출현부터 사스와 COVID-19까지, 인간과 미생물의 치열하고 기나긴 사투, 공존의 서사를 그 뒤에 자리한 과학적/의학적 요인을 짚어가면서 흡인력 있게 풀어낸다. 역사상 중요한 감염병을 두루 다루는데, 분자생물학부터 첨단 의학과 문화인류학적 보고까지 과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를 섭렵해 박진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대가다운 서술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전염병의 과학과 역사를 다룬 교양서로서는 가히 결정판이라고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다.


작가정보

저자(글) 도로시 크로퍼드

Dorothy H. Crawford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의과대학의 의학미생물학과 명예교수. 바이러스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특히 엡스타인바Epstein Barr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감염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1년에 에든버러 왕립학회Royal Society of Edinburgh 펠로우로 선출되었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의학의 대중적 이해Public Understanding of Medicine 분과의 부학장을 지냈다. 2005년에는 의학과 고등교육 분야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대영제국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받았다. 《보이지 않는 적》(2000), 《바이러스 사냥》(2013), 《암 바이러스》(2014), 《에볼라: 치명적 바이러스의 초상》(2016) 등을 썼다.


번역 강병철


인물정보

소아과의사 출판인/발행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소아과 전문의가 되었다. 현재 캐나다 벤쿠버에서 번역가이자 출판인으로 살고 있으며, 도서출판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의 대표를 맡고 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성소수자》(공저) 《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공저)를 썼고,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서문

초판 서문

옮긴이의 말


들어가며


1장 태초에 미생물이 있었나니

미생물은 어떻게 전파될까? | 전파의 결과, 전염병 | 숙주 저항성

2장 우리는 어떻게 미생물을 물려받았나

말라리아 | 수면병

3장 미생물은 종간 경계를 뛰어넘는다

홍역 | 고대 이집트 | 주혈흡충증 | 교역과 전쟁은 미생물의 힘 | 아테네 역병 | 안토니누스 역병 |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4장 인구 증가, 쓰레기, 빈곤

림프절 페스트 | 천연두

5장 미생물, 세계를 정복하다

노예 무역 | 매독 | 콜레라

6장 기근과 황폐

아일랜드 | 감자잎마름병 | 발진티푸스 | 장티푸스 | 결핵

7장 정체가 밝혀지다

인두접종법 | 우두접종법 | 항생제의 발견

8장 미생물의 반격

빈곤 | 여행 | 항생제 내성 | 독감


마치며 - 함께 살기


감사의 말

용어설명

더 읽을거리

찾아보기


추천사

BBC 히스토리

감탄스러울 정도로 명료하고 매력적이다


가디언

매혹적이다. 권위 있고 상세하다. 섬뜩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선정적이지 않다


선데이 텔레그래프

서사적으로 명쾌하게 쓰인 이야기


인디펜던트

소름 끼치는 주제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책.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할 것이다


책 속으로

미생물이 지구라는 행성에 처음 출현한 것은 약 40억 년 전이다. 우리가 유인원에 가까운 조상에서 진화한 이래 미생물은 계속 인류와 공존해왔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이 피조물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진을 치고 살면서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행병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몰살시킴으로써 역사를 바꾸었다. 하지만 기나긴 공존의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 우리 조상들은 도대체 무엇이 이런 ‘천형天刑’을 몰고 오는지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인류가 최초의 미생물을 발견한 것은 불과 130년 전이다. 그 후로 우리는 미생물이 우리 몸을 침범하고 병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기발한 방법들을 생각해냈다. _16쪽


항상 옮겨 다니는 수렵채집 생활에서 정착하는 농경 생활로의 전환은 인류사의 큰 이정표인 동시에 새로운 미생물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제 인류는 처음으로 자연의 모습을 급격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바꾸었다.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개간하고 덤불을 정리하면서 자연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던 생태계가 교란되고,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면서 생물다양성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작물화된 식물이나 가축화된 동물과 한 번도 접촉하지 않았던 미생물들, 서로 고립된 인간 집단 사이를 뛰어넘을 수 없었던 미생물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활짝 열렸다. 많은 미생물이 그 기회를 붙잡았다. 드넓은 경작지에 빽빽이 자라는 밀과 수많은 가축 떼를 접한 미생물은 새로운 숙주의 몸속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식했다. _105쪽


이집트에서는 새로 받아들인 농경 생활 방식이 큰 성공을 거둔 덕에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여 고대 문명의 발판이 되었다. 최초의 대도시가 출현한 것은 기원전 2500년경이며, 기자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도 같은 시기에 건설되었다. 이 시기 이집트 의사들이 남긴 파피루스 두루마리에는 당시 이집트인이 흔히 앓았던 병과 치료법이 적혀 있다. 기원전 3000년경에 작성된 문서를 기원전 1700년경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드윈 스미스Edwin Smith 외과술 파피루스에는 매년 이집트에서 발생한 유행병을 ‘올해의 유행병’이라 하여 자세히 기술했다. 전문가들은 이 병을 나일강이 범람할 때마다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주기적으로 찾아왔던 말라리아일 것으로 추정한다. _117쪽


로마인들은 이 전염병을 신의 형벌이라고 믿었다. 셀레우키아에서 로마군이 아폴로 신전을 약탈하고 봉인된 고대의 무덤을 열어젖힌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역사가 암미아누스 마르켈리누스Ammianus Marcellinus는 이렇게 썼다. “로마 병사들이 무덤을 열었을 때 역병이 새어 나와 이란 접경에서부터 라인강과 골족의 땅에 이르기까지 제국 전체에 전염병과 죽음을 가져왔도다.” 어쨌든 안토니누스 역병 때문에 로마 제국의 인구는 거의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줄었다. 모든 기능을 거의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했던 제국은 기울기 시작했다. 마을과 들판이 텅 비고, 군대는 부족했으며, 교역과 상업은 정체되었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 채 기운을 잃었다. 결국 역병은 로마 제국이 이후 100년간 끊임없는 침략과 전쟁과 전염병에 시달리며 몰락하는 계기가 되었다. _131쪽


흥미롭게도 최근 유전 연구에 따르면, 페스트균은 불과 1,500~2만 년 전에 가장 가까운 미생물인 가성결핵균Y. pseudotuberculosis에서 갈라져 나왔다. 결국 페스트균은 사람뿐 아니라 설치류에게도 비교적 새로운 병원체인 셈이다. 가성결핵균은 쥐를 비롯해 수많은 포유류의 위장관을 감염시키는 미생물로, 음식과 물을 통해 전파되므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독성이 강하고 벼룩을 통해 전파되는 페스트균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의 대규모 유전적 변화를 거쳤을 것이다. 가성결핵균도 때때로 설치류의 혈액 속을 순환하므로 쥐의 피를 빠는 벼룩의 몸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벼룩의 장에서 살아남아 증식하여 집락을 이룬 후, 벼룩이 다른 생물을 물었을 때 그 생물의 몸속에서 증식하여 퍼지지 못한다면 막다른 골목에 처하고 만다. _154쪽


아메리카 원주민의 운명은 천연두에 의해 결정되었다. 느닷없이 온몸이 흉측하게 변하는 질병이 돌기 시작해 하루에도 수천 명씩 죽어가는 모습을 본 그들은 사기가 꺾이고, 혼란에 빠져 망연자실했다. 스페인군에게 더없이 좋은 시점에 찾아와준 전염병의 효과는 원주민의 병력을 크게 감소시키고 지휘관들의 목숨을 빼앗아 사기를 떨어뜨린 데서 그친 것이 아니었다. 원주민은 인구의 3분의 1이 죽어가는데 스페인 병사들은 멀쩡한 모습을 보고(대부분 어린 시절 감염에 걸려 면역을 갖고 있었다) 양측 모두 천연두를 원주민들의 악행에 노한 신이 내린 형벌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 끔찍한 비극은 스페인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것 같았으며, 원주민들은 그저 묵묵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_187쪽


페니실린 개발의 역사는 발견과 정제에서 대량 생산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눈부신 인간승리의 드라마였지만, 동시에 주요 인물 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았다. 페니실륨 노타툼Penicillium notatum이라는 곰팡이에 항균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의사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이지만, 그의 발견은 뜻밖의 우연 덕이었다. 1차세계대전 중 플레밍은 서부 전선의 야전 병원에 복무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젊은이가 상처 감염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다. 그때의 경험은 연구 분야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_279쪽


신종 병원체는 매년 한 건꼴로 우리를 찾아왔으며 최근 들어 빈도가 계속 늘고 있다. 1만 년 전, 가축을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감염병이 우후죽순처럼 출현했던 시대가 고스란히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오늘날 이런 병이 창궐하는 이유 또한 그때와 똑같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우리가 ‘새로운’ 병원체들과 접촉하고, 그렇게 해서 발생한 감염병이 여행자들에 의해 널리 퍼져 간다. 오늘날 심각한 신종 질병이라면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전 세계로 퍼져 가는 에이즈, 조금씩 다가오는 항생제 내성균의 공포, 돌연변이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치명적인 독감이 전 세계에 유행할 가능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출현하여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상황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_287~288쪽


결국 우리는 장차 팬데믹을 일으킬 바이러스의 정확한 분자적 구성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느라 대응이 너무 늦을 가능성과 조기 대응에 나섰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고 보니 준비한 방법이 불필요하거나 아무런 효과가 없을 가능성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동물과 인간에서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병원체가 나타나는지 계속 감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적절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전 세계에 걸쳐 한시도 쉬지 않고 인간 독감 바이러스 균주들을 감시하는 검사실 네트워크를 운용한다. 이 검사실들은 세계동물보건기구the 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 및 유엔과 협력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조류와 H5N1 바이러스 진화와 전파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_320쪽



출판사 서평

“인류가 수렵채집인에서 현대 도시인으로 변화하기까지

미생물은 항상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첨단 의학과 생물학을 씨실 삼아

역사와 문화인류학적 보고를 날실 삼아 엮어낸

미생물과 인류의 빅 히스토리!


★★옥스퍼드 랜드마크 사이언스 시리즈 NEW UPDATED 에디션★★

★★〈가디언〉 〈BBC 히스토리〉 〈인디펜던트〉 〈선데이 텔레그래프〉 추천★★


세계는 여전히 병원균과 전쟁 중이다. “이제 우리는 감염병이란 책을 덮어도 될 것입니다”라는 1967년 미국 공중보건국장의 발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1980년대 HIV의 출현 이후 에볼라, 사스, 독감,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를 팬데믹 공포에 떨게 한 COVID-19에 이르기까지 여러 감염병이 발생해 전 세계를 휩쓸고 매년 약 1,40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 중심엔 바로 인류의 치명적인 동반자, 미생물이 있다.

인류의 역사는 미생물의 진화와 함께해왔다. 인류가 고대 수렵채집인에서 농경민을 거쳐 현대 도시인으로 발전하는 동안 미생물은 재빨리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했다. 변화하는 인류의 문화는 그 자체로 미생물의 진화 과정에 영향을 끼쳤고, 미생물은 수많은 질병과 감염병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좌지우지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치명적 동반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부터 로저 펜로즈의 〈황제의 새 마음〉,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미치오 카쿠의 〈초공간〉, 닉 레인의 〈산소〉까지, 현대 과학저술의 이정표가 된 책들이 자리한 ‘옥스퍼드 랜드마크 사이언스 시리즈’의 한 권이기도 한 이 책은 바이러스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도로시 크로퍼드 교수의 역작으로, 미생물과 인류가 만들어온 역사를 미생물학자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미생물의 출현부터 사스와 COVID-19까지, 인간과 미생물의 치열하고 기나긴 사투, 공존의 서사를 그 뒤에 자리한 과학적/의학적 요인을 짚어가면서 흡인력 있게 풀어낸다. 역사상 중요한 감염병을 두루 다루는데, 분자생물학부터 첨단 의학과 문화인류학적 보고까지 과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를 섭렵해 박진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대가다운 서술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전염병의 과학과 역사를 다룬 교양서로서는 가히 결정판이라고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다.


과학사과 인류사를 관통하는

병원균에 관한 탁월한 안내서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점은 거시적인 맥락과 미시적인 사건의 균형 잡힌 서술, 과학적 관점과 역사적 관점의 조화이다. 인류사 초기의 아프리카, 고대 아테네와 중세의 유럽을 거쳐 21세기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개별적 사건의 감염병을 다루면서도 그 저변의 교역과 전쟁, 불평등과 빈곤, 인구 증가 등의 공통적인 요인과 미생물의 진화 과정을 결부해 전체와 세부를 넘나드는 서술을 이어간다. 미생물이 출현하여 인체에 침입하고 마침내 세계를 정복하는 미생물의 역사와 개별 감염병에 따른 인간의 역사를 함께 그려내고 있다. 아테네 역병, 안토니누스 역병, 림프절 페스트와 천연두, 매독과 콜레라, 장티푸스와 결핵 등 역사를 뒤흔든 주요 전염병들의 발생과 전파 양상과 영향을 하나씩 검토하되 이에 관하여 최신 역학과 의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보여주면서 왜 그 바이러스가 출현했는지, 이로 인해 인류에게 어떤 참극이 벌어졌는지 보다 생생하게 서술한다.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답게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강점인데, 말라리아 원충의 생활사(그림 2-1)나, 설치류와 벼룩, 사람의 몸을 오가며 페스트균이 대유행을 일으키는 과정(그림4-3) 등 한눈에 내용을 이해하도록 수록된 다수의 그림과 도표도 효과적인 장치로 기능한다.


미생물, 인체에 침입해 세계를 정복하다

미생물의 종류는 100만 종에 이르지만 인간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1,415종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언급하는 ‘미생물’은 세균, 바이러스, 원생동물, 진균(곰팡이) 등 질병을 일으키는 현미경적 생물을 가리킨다. 저자는 40억 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 미생물들의 출현과 진화 과정을 추적한다. 미생물은 출현 이후 ‘박테리오파지’나 ‘플라스미드’ 등을 이용해 숙주를 자유롭게 왕래하며 숙주의 몸속에서 기생하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공기로 전파되거나, 직접적으로 접촉하거나, 살아 있는 매개체를 이용해 숙주 사이를 옮겨 다니는 등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개체 수를 늘려 대규모의 취약한 집단을 찾았다. 이 전파에 성공한 경우 유행병이 시작되었다. 인류가 출현하고 수렵채집인 집단이 야생 동물을 사냥하기 시작하자 미생물은 종간 장벽을 넘어 인체에 침입하고 마침내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일으켜 세계를 정복했다.

일례로 저자는 초기 인류가 왜 아프리카를 떠나야 했는지에 관해 병원균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바로 아프리카를 벗어나는 대이동의 원인을 ‘수면병’, ‘체체파리’, ‘파동편모충’ 이 세 가지 요인과 연관시켰다. 수면병이란 파동편모충에 의해 발생하며 피부 발진과 발열, 졸림, 혼수 등을 유발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수렵채집인 집단 중에서 가장 건장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거대한 동물을 사냥하게 되자 체체파리나 원충에 노출되어 수면병에 감염되고, 점차 집단 내에 번져 사냥꾼이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되었을 것이며, 결국 남은 수렵채집인들이 먹을 것을 찾아 아프리카 밖으로 탈출을 감행해 유럽과 아시아에서 농경생활에 정착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목은 설득력이 있다(2장). 또한 유럽 왕가를 덮쳐 역사의 방향을 바꾼 천연두, 전례 없는 사망자 수를 기록한 흑사병, 역사상 가장 끔찍한 아일랜드 기근을 일으킨 감자잎마름병 등 전 세계를 휩쓴 감염병에 관한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전한다.


항생제와 백신의 등장, 뒤이은 미생물의 반격

불과 몇백 년 전만 해도 전염병으로 인한 끔찍한 고통과 죽음이 계속되자 유해한 공기에 의해 병이 퍼진다는 ‘독기설’이나 붉은 옷을 입으면 병이 낫는다는 ‘붉은 치료’ 같은 미신과 이론이 난무했다. 그리고 150여년 전, 드디어 인간은 터무니없는 미신과 종교적 믿음을 배제하고 감염병의 원인,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루이 파스퇴르와 로베르트 코흐가 미생물의 정체를 속속 밝혀내며 세균학의 황금기를 열었고, ‘기적의 치료’라 불린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7장에서는 병원균의 정체를 알기까지 과학이 발전해온 과정을 다루면서 특히 천연두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게 되었는지 서술한다.

마침내 인류는 이 작은 현미경적 존재들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머지않아 모든 감염병으로부터 인류가 자유로워지리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열대 우림에 도사리는 수많은 병원체로 인해 알려지지 않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빈민가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에이즈, 로타바이러스, 장티푸스 등이 발생하고 있다. 1990년대 초의 결핵 유행에서 보듯,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재유행이 초래되기도 한다(8장). 치명적인 병원균의 공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인류의 미래

신종 병원체의 발생 빈도는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머물러 있다. 병원균과 인류의 장대한 역사가 담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역사 속에서 우리는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모른 채 전쟁을 일으키고, 교역로를 넓히고, 숲과 땅과 바다의 모습을 바꿔왔다. 우리는 스스로의 성취에 도취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만했다. 지구와 환경과 모든 생물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며, 우리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지금 ‘COVID-19’라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을 맞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21쪽)

미생물의 역사가 약 40억 년에 걸쳐 있는 데 비해 인류의 역사는 고작 20만 년이다. 미생물에게 인간은 찰나의 숙주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이 장대한 미생물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의 행동이 아무도 예측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때로는 엄청난 파국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공존의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미생물은 국가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으며, 국경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역사는 우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볼 것이다. 우리의 치명적인 동반자들은 언제나 우리를 그렇게 보아왔다.”(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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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생명과학(개념과 현상의 이해) 10판, 55000원, (중학생, 일반고)

TAYLOR , SIMON , DICKEY , HOGAN , REECE 저자(글) · 김명원 , 하영미 , 이영원 , 김옥용, 윤미정, 김창미, 김희진, 윤인선, 신주옥, 고인정, 정석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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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생물학

Molecular Cell Biology (8th), 원서, 해외주문가능

저자      Lodish, Berk, Kaiser, Krieger, Bretscher, Ploegh, Amon, Martin

https://www.shinilbooks.com/mall/m_mall_detail.php?ps_ctid=20000000&ps_goid=1685&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 원서, 해외주문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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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세포 생물학 9 판, Harvey Lodish 저자(글) · 조진원 , 고재원 , 신동혁 , 양원호 , 이선경 , 이승택 , 이주헌 , 이태호 , 이한웅 , 이호 , 장세헌 , 최철용 , 홍준영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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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레닌저 생화학(상)

David L. Nelson , Michael M. Cox 저자(글) · 윤경식 , 김호식 , 강인숙 , 권소희, 김훈, 박윤규, 백행운, 여의주, 우현애, 이승진, 이효종, 조용연, 주상훈, 최원재, 최정혜, 한병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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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저 생화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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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학

인체생리학, 7판, 50000원, Human Physiology/Silverthorn, Dee Unglaub, Ph.D.

저자: Dee Unglaub Sliverthorn 저자(글) · 고영규 , 김명준 , 김재호 , 민계식, 박세호, 박헌용, 백자현, 설원기, 윤계순, 윤치영, 윤화경, 장종수, 조쌍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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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생리학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E, 88000원, Guyton and Hall textbook of medical physiology/Guyton, Arthur C.

저자: John E. Hall 저자(글) · 의학계열 교수 32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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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생리학

동물생리학, 35000원, Animal physiology : from genes to organisms/Sherwood, Lauralee

저자: SHERWOOD 저자(글) · 강봉균 , 김상훈 , 안태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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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

신경과학(뇌의 탐구), 65000원,

저자: Mark F. BEAR , Barry W. CONNORS , Michael A. PARADISO 저자(글) · 강봉균 , 감경윤 , 권오주 , 김경태, 김선정, 김인범, 김종남, 민철기, 박병운, 박수철, 박중진, 백자현, 서민아, 서정석, 성기욱, 신기순, 윤봉준, 이승희, 이용석, 이원택, 전창진, 정설희, 정연두, 번역

신경과학: 뇌의 탐구 | Mark F. BEAR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생태학

생태학, 9판, 40000,

저자: Thomas M. Smith , Rovert Leo Smith 저자(글) · 강혜순 , 이우신 , 오인혜 , 정근 번역

http://lifescience.co.kr/?bbseGoods=257

 

면역학

Janeway’s 면역생물학 9 판, Kenneth Murphy , Casey Weaver 저자(글) · 김영호 외 번역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78567

Kuby 면역학, Jenni Punt , Sharon Stranford , Patricia Jones , Judy Owen 저자(글) · 대한미생물학회 번역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78524

 

유전학

유전학의 이해 6 판, Benjamin A. Pierce 저자(글) · 전상학 , 권혁빈 , 김남수 , 김세재, 남종길, 소문수, 심용희, 오범석, 유시욱, 이일하, 이임순, 이준규, 장연규, 정민걸 외 번역, 라이프사이언스 · 2017년 09월 01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950061

후성유전학, 후성유전학연구회 저자(글), 범문에듀케이션 · 2022년 09월 01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695043

HARTWELL 유전학, Leland H. Hartwell , Michael L. Goldberg , Janice A. Fischer , Leroy Hood 저자(글) · 한국유전학회 번역, 교문사 · 2022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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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생물학

시스템 생물학조광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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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생물학

필수 세포생물학, Alberts, Bruce , Karen Hopkin , Alexander Johnson , David Morgan , Martin Raff , Keith Roberts , Peter Walter 저자(글) · 김균언 , 김문교 , 김영상 , 김재범 , 김철근 , 명경재 , 박세호 , 박일선 , 성노현 , 이명애 , 이명철 , 이정섭 , 이준규 , 이창중 , 장연규 , 정선주 , 정희경 , 정희용 , 최준호 , 홍석만 , 홍승환 번역 · 박상대 감수, 라이프사이언스 · 2019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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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GENOMES 4 유전체 분자 생물학, T.A. BROWN 저자(글) · 이동희 , 하영미 , 권혁빈 , 정인실 번역, 월드사이언스 · 2018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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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신약개발과 임상시험, 임현자 저자(글), 황소걸음 아카데미 · 2018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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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약개발 성공전략, 최유나 , 이형기 , 홍예솔 , 원정현 저자(글), 청년의사 · 2022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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